= 비금융인 자본시장 이해하기 = 

은행 트레이딩 본부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초보컨설턴트나 개발자에게는 낯선 용어가 많이 있다. 비금융인면서 자본시장 IT 종사자들이라면 필히 알야야 할 금융 개념들을 비금융인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해 보려 한다.



금융상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어쩌면 가장 기초적인 것이 상품명세와 거래명세를 확인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금융상품이 증권(Security)이라면 상품명세를 확인하는 것이 주된 일이며, 비증권이라면 거래명세를 확인해야 하는데 딜러들은 이 명세를 일컬어 'Term Sheet'이라고 부른다. 

증권의 상품명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증권 사이트 같은 곳에서 확인이 가능하지만 비증권의 경우에는 장외거래(OTC; over-the-counter)가 많아 간혹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럴 때면 함께 일하는 현업에게 Term Sheet 샘플을 요청하면 된다.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니만큼 대부분 받을 수 있으며 정보유출이 곤란한 경우에는 주요 금액과 거래처 등을 지운뒤 주기도 한다. Term Sheet은 몇 페이지 분량인 경우도 있지만 장외파생상품 같은 경우에는 수십 페이지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들 명세를 확보하는 것은 금융상품 이해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국내 모 은행의 Term Sheet 예시로써 국제 은행간 거래 중 하나인 Callable CD Range Accrual 거래를 설명하는 명세이다. 

 

Term Sheet 혹은 상품/거래명세를 확보했다면 다음의 사항들을 위주로 확인한다면 핵심사항을 빠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날짜를 확인한다.
모든 거래에는 거래일(=계약일)과 만기일(=종료일)이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결제일, 행사일, 금리확정일(주기) 등 각종 날짜가 명시되어 있으며 이들 날짜를 반드시 확인한다.

2. 참여 당사자를 구분한다. 
금융거래에는 반드시 거래쌍방이 있기 마련이다. 거래 당사자를 확인한다. 거래 쌍방 외에도 거래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들이 있는데 역할별로 어떤 참여자들이 있는지 눈여겨 봐 두면 도움이 된다. 가령, 보증기관, 중개기관, 담보기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자주 보다보면 이들 기관들이 어떤 경우에 왜 참여하는지도 차차 이해하게 될 것이다.

3. 숫자에 유의한다.
금액, 이자율, 환율과 같은 숫자에 유의한다. 어떤 숫자들이 어떤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해당 거래의 형태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4. 결제조건을 확인한다.
금융상품 거래에는 거래에 수반되는 결제(settlement, payment)와 관련된 여러조건들이 있다. 주로 결제결정방식, 이자결정방식, 결제방법, 준거금액 계산방법과 같은 것들이다. 처음에는 이것들을 다 이해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적어도 어떤 유형의 조건들이 명시되어 있는지를 눈에 익혀 두면서 처음에는 항목들만 확인하도록 하자. 시간을 두고 차츰 익혀 나가면 그것들이 왜 필요한지를 한가지씩 익혀 나가면 된다. 그리고 이런 조건들은 Term Sheet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금융상품에서 반복해서 비슷하게 적용되므로 한 번 익혀두면 다른 금융상품들을 이해할 때는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어떤 거래명세나 Term Sheet이라도 위와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해 가면서 파악해 본다면 그리 어렵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어떤 상품/거래를 기억하려면 그 거래의 현금흐름(Cashflow)을 이미지화해서 머리 속에 담아 놓을 수 있어야 한다. 현금흐름을 그려보는 일은 내가 이 상품/거래를 얼마나 파악한 것인지의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위의 네가지 사항을 종합해서 현금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그려서 기억해 두도록 하자.

현금 흐름은 투자자(매입자) 입장에서 그리는 것이 수월하며 화살표를 이용해서 가로선은 기간, 세로선은 현금의 유입(+), 유출(-)에 따라 각각 위, 아래를 향하는 화살표를 그린다. 옵션(Option) 상품의 경우에는 X, Y축을 각각 가격(Price)과 금액(Payoff) 구조로써 그리는 것이 용이하다. 편의에 따라 자기만의 기호를 만들어서 표기하는 것도 좋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예시를 그려 소개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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