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금융인 자본시장 이해하기 = 

은행 트레이딩 본부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초보컨설턴트나 개발자에게는 낯선 용어가 많이 있다. 비금융인면서 자본시장 IT 종사자들이라면 필히 알야야 할 금융 개념들을 비금융인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해 보려 한다.



금융상품을 이해함에 있어 그 금융상품이 가지는 일련의 시나리오를 알아두는 것은 꼭 필요하다. 프론트, 미들, 백 오피스 어느 업무 영역이 되었건간에 그 시나리오 하에서 처리들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원화채권 투자를 한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다.

    • 채권 매입
    • 경과이자 지급
    • 매입 대금 결제
    • 채권 매각/청산 (전액 매각, 부분 매각)
    • 경과이자 수취
    • 매각 대금 결제
    • 이자 수취
    • 중도 상환 / 분할 상환
    • 만기 상환 (= 만기 원리금 수취)
    • 채권 상각
    • 시가 평가 (일일평가, 연말평가)
    • (채권 담보 설정된 경우) 담보 평가
    • (전환사채인 경우) 주식 전환 
    • 예탁처 변경, 채권 대여, RP 채권 설정
    • 원가 조정
    • 채권 감액 (혹은 감액손실 환입)
    • 세금 납부 (소득세, 주민세)

초보자라면 여기에 열거된 용어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것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용어의 정의부터 찾아서 볼 필요가 있다. 아무튼 하나의 금융상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금융상품에 발생하는 이벤트가 무엇이고 어떤 경우 발생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어떤 처리들이 이뤄지는지를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내용은 대부분 백오피스에 관한 것이지만 프론트 오피스와 미들 오피스도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

자본시장 IT 입문자에게 어려운 것은 어떤 상품에 해당하는 금융이벤트들을 처음부터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금융상품의 정의를 이해하고 상품/거래명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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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가지를 확인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이벤트들은 스스로 유추하여 찾아낼 수 있다. 그런 다음 가까운 선임이나 현업에게 빠진 이벤트가 무엇이 있는지를 추가로 점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울수록 전체를 조망해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잘 갖춰진 컨설팅 조직에 혹해 있다면 이러한 이벤트들이 이미 정리되어 회사의 노하우로써 프로젝트 참여자들에게 숙지토록 교육이 이뤄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무턱대고 처음 나오는 채권 매입과 매각만 이해하고 각론에 들어가 덤벼들 것이 아니라 그 금융상품에 대해서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이벤트들을 숙지하고 전체를 조망한 가운데 세부적인 사항을 정복해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이러한 이벤트들을 정리하였다면 각 이벤트별로 업무 영역에 해당되는 내역을 하나씩 정리하고 확보해 나가면 된다. 회계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프론트 오피스 담당자는 어떤 결정을 하고 백오피스 담당자는 어떤 확인을 하는지, 거래 상대방이나 제3자(중개인 등)와는 어떤 관계로 일하는지, 외부 기관에서는 어떤 자료들을 받는지, 결제는 얼마의 금액을 어떻게 결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등을 파악해 나가야 한다. 유능한 컨설턴트일수록 상기의 각 이벤트들이 발생할 때 어떤 프로세스와 어떤 결정로직을 통해서 처리가 되는지를 숙지하고 자료화하여 보유하고 있다. 이런 컨설턴트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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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금융인 자본시장 이해하기 = 

은행 트레이딩 본부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초보컨설턴트나 개발자에게는 낯선 용어가 많이 있다. 비금융인면서 자본시장 IT 종사자들이라면 필히 알야야 할 금융 개념들을 비금융인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해 보려 한다.



금융상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어쩌면 가장 기초적인 것이 상품명세와 거래명세를 확인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금융상품이 증권(Security)이라면 상품명세를 확인하는 것이 주된 일이며, 비증권이라면 거래명세를 확인해야 하는데 딜러들은 이 명세를 일컬어 'Term Sheet'이라고 부른다. 

증권의 상품명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증권 사이트 같은 곳에서 확인이 가능하지만 비증권의 경우에는 장외거래(OTC; over-the-counter)가 많아 간혹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럴 때면 함께 일하는 현업에게 Term Sheet 샘플을 요청하면 된다.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니만큼 대부분 받을 수 있으며 정보유출이 곤란한 경우에는 주요 금액과 거래처 등을 지운뒤 주기도 한다. Term Sheet은 몇 페이지 분량인 경우도 있지만 장외파생상품 같은 경우에는 수십 페이지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들 명세를 확보하는 것은 금융상품 이해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국내 모 은행의 Term Sheet 예시로써 국제 은행간 거래 중 하나인 Callable CD Range Accrual 거래를 설명하는 명세이다. 

 

Term Sheet 혹은 상품/거래명세를 확보했다면 다음의 사항들을 위주로 확인한다면 핵심사항을 빠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날짜를 확인한다.
모든 거래에는 거래일(=계약일)과 만기일(=종료일)이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결제일, 행사일, 금리확정일(주기) 등 각종 날짜가 명시되어 있으며 이들 날짜를 반드시 확인한다.

2. 참여 당사자를 구분한다. 
금융거래에는 반드시 거래쌍방이 있기 마련이다. 거래 당사자를 확인한다. 거래 쌍방 외에도 거래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들이 있는데 역할별로 어떤 참여자들이 있는지 눈여겨 봐 두면 도움이 된다. 가령, 보증기관, 중개기관, 담보기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자주 보다보면 이들 기관들이 어떤 경우에 왜 참여하는지도 차차 이해하게 될 것이다.

3. 숫자에 유의한다.
금액, 이자율, 환율과 같은 숫자에 유의한다. 어떤 숫자들이 어떤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해당 거래의 형태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4. 결제조건을 확인한다.
금융상품 거래에는 거래에 수반되는 결제(settlement, payment)와 관련된 여러조건들이 있다. 주로 결제결정방식, 이자결정방식, 결제방법, 준거금액 계산방법과 같은 것들이다. 처음에는 이것들을 다 이해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적어도 어떤 유형의 조건들이 명시되어 있는지를 눈에 익혀 두면서 처음에는 항목들만 확인하도록 하자. 시간을 두고 차츰 익혀 나가면 그것들이 왜 필요한지를 한가지씩 익혀 나가면 된다. 그리고 이런 조건들은 Term Sheet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금융상품에서 반복해서 비슷하게 적용되므로 한 번 익혀두면 다른 금융상품들을 이해할 때는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어떤 거래명세나 Term Sheet이라도 위와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해 가면서 파악해 본다면 그리 어렵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어떤 상품/거래를 기억하려면 그 거래의 현금흐름(Cashflow)을 이미지화해서 머리 속에 담아 놓을 수 있어야 한다. 현금흐름을 그려보는 일은 내가 이 상품/거래를 얼마나 파악한 것인지의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위의 네가지 사항을 종합해서 현금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그려서 기억해 두도록 하자.

현금 흐름은 투자자(매입자) 입장에서 그리는 것이 수월하며 화살표를 이용해서 가로선은 기간, 세로선은 현금의 유입(+), 유출(-)에 따라 각각 위, 아래를 향하는 화살표를 그린다. 옵션(Option) 상품의 경우에는 X, Y축을 각각 가격(Price)과 금액(Payoff) 구조로써 그리는 것이 용이하다. 편의에 따라 자기만의 기호를 만들어서 표기하는 것도 좋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예시를 그려 소개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후속 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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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금융인 자본시장 이해하기 = 

은행 트레이딩 본부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초보컨설턴트나 개발자에게는 낯선 용어가 많이 있다. 비금융인면서 자본시장 IT 종사자들이라면 필히 알야야 할 금융 개념들을 비금융인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해 보려 한다.


금융상품을 이해하는 첫번째는 금융상품의 정의를 반드시 확인하고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해'라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꼭 금융적 지식과 사고에 기인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는 것이다. 오히려 먼저 자신이 이해하는 세계에서의 '상식' 수준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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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금융공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산운용시스템을 구축하던 때의 일이다. 당시 스왑 파생상품을 시스템 구축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과 달리 스왑 상품은 일부 전문가들만이 취급하고 있는 것이었다. 스왑 거래를 취급해 본 적은 없지만 금융을 공부했었기에 어설프게나마 거래가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스왑 평가(Pricng) 기능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답답하셨는지 그분이 갑작스레 내게 질문을 던졌다. 

"스왑의 정의가 뭔가요?"

어느 금융책에서든 금융상품의 정의는 서두에 소개가 된다. 그런데 흔히 그 다음에 나오는 그 상품의 기능, 역사, 경제적 효과, 평가방식 등의 것들을 머리속에 담아두려 애쓰는 과정에서 막상 상품의 본래의 정의는 머리 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당시 나는 이 질문에 대해 간단히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스왑이 거래쌍방간에 어떤 동기(기대)에서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런 거래는 왜 필요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것은 스왑의 정의가 아니었다. 

정의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면 그 다음 논리 전개와 후속 과정을 곡해하거나 외우게 되기 쉽다. 당시 스왑 평가 방식에 대해 설명해 주어도 이해를 잘 못하는 모습에 스왑의 정의부터 재차 설명을 들어야 했던 이 사건은 내게 이후 새로운 상품명이 나올 때마다 그 상품이 무엇인지 인터넷검색을 하거나 주변에 자문을 구해 반드시 정의를 알아두는 습관을 갖게끔 해 주었다. 

금융상품의 정의는 간단한 한두 줄의 문장이지만 핵심을 모두 담고 있기에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 이것은 자산운용시스템을 구축하는 IT종사자들에게 있어서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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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금융상품의 정의를 어떤 식으로 기억하고 있으면 될까? 사전적인 정의는 머리속에 잘 남지 않게 마련이다. 다시 <스왑> 상품을 예로 들어 정의를 소개하고 기억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금융상품의 정의를 확인한다.

스왑 거래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일정한 현금흐름을 일정한 가격조건에 따라 다른 형태의 일정한 현금흐름과 일정기간동안 교환할 것을 스왑상대방과 계약한 거래

둘째, 상품의 정의에서 핵심 문장과 키워드를 찾는다.

그럼 이 스왑의 정의를 어떻게 기억하면 좋을까? 핵심 문장과 키워드를 자신의 '상식'을 바탕으로 기억하면 된다. 이 정의에서 기억해야 할 핵심 문장은 '쌍방이 현금흐름과 현금흐름을 교환한다'는 내용이다. 더 짧은 키워드로 말하자면 '교환한다(exchange)'이다. 이것이 스왑을 정의하는 불변의 사항이다. 금융 세계에서의 스왑이므로 교환의 대상이 현금흐름이 되는 것 뿐이다. 역으로 말하면, 무엇이든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거래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것은 모두 <스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세째, 부수적으로 상품의 정의를 수식하는 어구를 파악한다.

반면 스왑의 정의에서 부수적인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가격조건>과 <기간>인데, 이 조건들이 스왑을 다양한 상품유형으로 변형되는 특질을 설명해 주며 일종의 스왑의 유형을 알려주는 수식어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이자율 스왑 상품의 일반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 원화 고정금리 현금흐름을 달러 고정금리 현금흐름과 교환, 5년 만기
    • 원화 고정금리 현금흐름을 달러 변동금리 현금흐름과 교환, 5년 만기
    • 원화 변동금리 현금흐름을 달러 고정금리 현금흐름과 교환, 5년 만기
    • 원화 변동금리 현금흐름을 달러 변동금리 현금흐름과 교환, 5년 만기

여기서 원화, 달러, 고정금리, 변동금리가 <가격조건>에 해당이 될 것이며 5년 만기가 <기간>이 될 것이다. 가격조건과 기간은 계약에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변형으로 이자율 스왑 상품에서 이런 것도 가능하다.

    • 미국 채권 현금흐름을 달러 변동금리 현금흐름과 교환 
      (참고: 이 상품을 Asset Swap이라고 부른다.) 

스왑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어떤 형태이든지 쌍방이 현금흐름을 교환하면 스왑 상품이 된다. 스왑 상품의 정의로부터 핵심 키워드와 부수적 사항을 파악하고 있으면 수없이 많은 스왑 상품유형을 일일이 습득하려 노력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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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금융상품의 정의를 이해했다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시스템을 한 번 들여다 보자. 그 상품을 취급하는 거래화면이 얼마나 그 상품의 정의를 잘 담고 있다고 느껴 지는가? 만일 부수적인 조건이 조금 달라진 상품이 나온다면 지금 거래화면을 고치지 않고도 수용이 가능할까?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야 할까? 아마도 현재 자산운용시스템이 갖는 한계가 눈에 보일 것이다.

생각을 확장해 보자. IT 전문가로서 특정 상품을 취급하는 정보시스템을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그 상품의 거래를 취급하는 프론트 오피스, 미들 오피스, 백 오피스 담당자는 각기 어떤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할까? 


자산운용시스템 구축에 종사하는 IT인들이라면 금융상품의 정의를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자신의 키워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추천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자본시장 IT에서 부딪히는 여타 금융용어(terminology)에 대해서도 틈틈히 익혀나간다면 도움이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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