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특강에서 젊은 한 사람이 강사로 섰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서 24년을 살고 탈출한 사람. 신동혁씨였다.

 

그는 과거 자신이 겪은 북한 인권의 실상을 전하기에 앞서 현재 우리 국민의 무관심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말문을 열었다. 북한에서 탈출한 이후 북한 인권에 관해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힘쓰고 있는 그는 미국, 유럽, 유엔 등의 국가와 기관에서 관심을 보이며 발표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같은 동포인 한국에서는 불러주는 곳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북한 인권에 관해 얘기하면 보수, 수구 꼴통이라며 비난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오로지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고자 함이며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발표 전부터 선을 그었다.

 

다음은 신동혁씨의 발표 내용을 스케치하여 주제별로 재구성하여 정리한 것이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죄수들

 

북한은 체제를 만들면서부터 정치범 수용소를 만들었다. 수용소는 우리가 부르는 말이고 실제로 북한에서는 '관리소'라고 불리운다.

수용소 죄수들은 모범적인 생활을 하면 결혼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신동혁씨의 아버지도 그렇게 수용소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이라고 하는 것은 간수가 남녀를 정해 짝지어 주는 것이며, 결혼을 한다 해도 같이 사는 것은 아니고 일정 기간마다 부부가 하루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신동혁씨는 수용소에서 결혼한 죄수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게 되었다.


수용소에는 TV, 신문 같은 미디어 매체가 없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다. 그리고 아무런 사상 교육도 받지 않는다. 신동혁씨도 수용소 24년간의 삶에서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 들어본 바가 없다고 했다.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오면 그걸로 죽은 목숨이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자 수용소의 경우에는 복역기간을 채우고 석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남자 수용소는 그렇지 않다) 모든 신분이 말살되며 그야말로 인생이 끝난 것이다.

 

수용소에서의 어린시절

 

어린아이들은 어릴적부터 자연히 죄수와 간수를 구분하게 되며 자신의 부모와 자신이 죄수임을 가장 먼저 배우고 알게 된다. 6살이 되면 수용소 학교에 가게 되는데 처음 배우는 것이 수용소 안에서 지켜야 할 10가지 규정이다.


매년 3월, 11월이 되면 공개처형을 연례행사로 한다. 수용소의 모든 이들이 공개처형을 보게 되며 어린아이도 보게 한다. 자신은 5살 때 처음 공개처형을 보았는데 그 때 총소리에 놀란 기억이 생생하다고 한다.

 

11살 때까지는 부모와 같이 살고 12세가 되면 가족과 따로 떨어져 살게 된다. 그런데 수용소 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가족'에 대한 개념이 없다. 엄마가 자식을 낳았지만 자식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저 죄수일 뿐.

 

수용소 내에서는 '먹는 것'에 관한 문제에 민감하며, 잘못이 있는 경우도 '먹는 것'에 관한 것일 때는 그 처벌 또한 매우 가혹하다. 한 번은 학교에서 먹는 것을 훔친 아이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한 시간이 넘게 그 아이를 때렸다. 결국 그 아이는 집에 돌아간 뒤에 다음날 등교하지 못했고 어머니가 와서 아이가 죽었다고 전해 왔다. 그 뿐이었다. 선생님은 그 소식을 듣고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다.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글쓰기와 기술교육을 배우며 17세가 되면 전문가 수준이 된다. 수용소 내의 광산, 공장, 농장 등의 일꾼이 된다.

 

수용소 생활

 

수용소 안에서는 짐승들이 가장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짐승들이 죄수들보다 낫다.

 

수용소 죄수들은 매일 생활총화에서 비판(신고)을 한다. 자신을 먼저 비판하고 남의 잘못을 신고한다. 반드시 해야 한다. 이렇게 항상 감시를 하고 신고를 한다. 이게 생활이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감정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 감정조차 사치다.

공개처형 행사도 호기심을 갖고 본다고도 말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특별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탈출


자신과 또 한사람 둘이서 탈출을 기도했는데 자신만 탈출을 성공했다. 그 한사람은 어찌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24년이 지나 수용소를 탈출하여 세상으로 나오니깐, 세상이 너무 좋아 보였고 아름다웠다. 간수, 죄수 구분이 없고 자신을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 많았다.

 

북한 인권 문제에의 관심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미약하나마 국제사회에서 미국, 유럽, 일본, 유엔 등이 관심을 갖는다. 북한 인권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뚜렷하게 묘안을 제시하긴 어렵다.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찾아야 할 답일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앞서 설명한 비참한 현실을 전하면 몇몇 이들이 이렇게 질문한다고 한다. 그 모든 일에 대해 증거가 있느냐고. 증거는 없다. 그러나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이미 그 현장은 끝장났을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한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하니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다면 북한은 가장 먼저 정치범 수용소 죄인들을 말살할 것이다.

 

신동혁씨는 연거푸 강조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악한 사람들은 행동이 확실하다. 그런데 착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북한 인권도 심각하지만 북한 수용소의 인권은 완전한 사각지대이며 인권 말살의 현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듣는 내내 사람이 산다는 게 과연 뭘까 깊은 상념에 잠기게 되었다.

 

끝으로 이 분이 몇 년 전에 출간한 책과 동영상이 있어 함께 담는다.

(아래 클릭하면 도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오다 - 10점
신동혁 지음/북한인권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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