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때 있었던 일이다 

점심시간에 몇가지 개인 용무를 보느라 좀 늦게 홀로 점심을 먹게 되었다. 

남대문 시장 부근 식당에서 라면을 주문했는데 자리가 부족하여 어떤 할아버님과 겸상을 하게 되었다
어르신은 칠순은 훌쩍 넘으신 것 같았는데 이가 좋지 않으실터, 오뎅 세 꼬치를 주문하셨다. 

내 라면이 먼저 나왔다. 그리고 어르신 오뎅도 나왔다. 마침 내 자리쪽에 간장이 있어 얼른 간장을 따라 드렸다. 나는 후루룩 빨리 라면을 먹어 치우는 반면 어르신은 천천히 오물오물 씹어 드시느라 한개를 드시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내가 라면을 거의 다 먹을 즈음 갑자기 오뎅 하나를 건네주신다. 자신은 다 못 드신다면서... 젊은 사람이 잘 먹으니 좀 더 먹으라면서 말이다. 주신 분 성의를 생각해서 넙쭉 받아 맛있게 먹었다. 오뎅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니깐^^

그랬더니 잠시 뒤에 오뎅 두 꼬치를 더 주문하신다. 그러면서 하나 더 먹으라신다. 두번째는 염치가 없는 것 같아 극구 사양하고 일어나려 했는데 하도 권하시는 바람에 받았다

먼저 자리를 일어나면서는 감사 인사를 하고 나왔다

기분 좋은 점심 식사
이게 우리네 정 아닐런지...

젊은이가 노인을 공경하고 
노인이 젊은이를 다독여주는
그런 오고가는 정을 간만에 느껴본 하루였다

- 2012년 11월 8일 (페이스북 글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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