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울림


사람은 누구나 다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중략)


지금 어떤 사람이 막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하는 것을 본다면 누구나 깜짝 놀라면서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것은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좋은 인연을 맺어 보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을 사람이나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을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며, 또 구해 주지 않았다는데 대한 비난의 소리를 듣기 싫어 그러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볼 때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는 자는 사람이 아니요, 악을 부끄럽게 여기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 자 역시 사람이 아니요, 사양하는 마음이 없는 자도 사람이 아니요,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없는 자도 사람이 아니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인(仁)의 단서이고, 악을 부끄럽게 여기고 미워하는 마음은 의(義)의 단서이며, 사양하는 마음은 예(禮)의 발단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智)의 단서이다.


- 『맹자』<공손추 상 6장> 중에서 (현대인을 위한 고전 다시 읽기 "맹자", 조관희 평역)


 

▶ "사람은 누구나 다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 구절에서 눈길이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요? 세월호 사건과 나라의 형편을 볼 때마다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누구의 주장이 맞는 것인지 잘잘못의 책임을 어디까지 지워야 하는 것인지 재발방지를 위해서 어떤 조치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말이죠. 내가 누구를 비난하고 판단할 자격은 과연 있는 것인지, 공적 신분을 가진 누구 누구의 말에 대해 옳으니 틀리니 하는 말들을 어떤 근거로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감히 언급하지 못하겠습니다.


▶ "사람은 누구나 다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본성. 이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입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성'이 말살되었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이 없어진 걸까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한 개인에게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국가에서 이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이 분연히 표출되어지기를 바랍니다. 



도서


맹자 - 8점
조관희 옮김/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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