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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을 위한 금융상품 이해] 외환(4) - 외환시장과 외환거래


외환시장과 외환거래

앞선 포스팅에서 세 차례에 걸쳐서 외환상품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상품들이 거래되는 외환시장과 외환거래는 왜 발생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려 합니다. 설명의 순서상 먼저 이루어졌어야 합니다만 IT인들에게 먼저 눈에 띄는 외환금융상품에 대해 개괄적으로나마 설명을 먼저 하고 이유는 나중에 언급하고 싶어 미뤄 두었습니다. 그런 한편, 거래의 경제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빠진 채 금융상품 설명을 하면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금융계의 한 지인의 충고가 있었기도 했습니다. 

사전적으로 외환시장(外換市場)이란 외환(외화)의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시장을 말합니다. '시장'이란 말을 들으면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 결정에 관한 것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외환 거래에서 가격은 '환율'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외환거래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외환거래의 수요와 공급은 왜 생기는 것이며 외환거래를 통해 얻는 경제적인 효익(benefit)은 무엇일까요? 다음과 같이 세가지 관점에서 설명해 보려 합니다.

1. 구매, 구매력

우리가 미국에 가서 물건을 살 때 원화를 내밀면 받아주지 않습니다. 미국에 가면 그 나라 통화인 미국 달러를 지불통화수단으로 사용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그 나라의 통화라고 하는 것은 그 나라의 구매력(purchasing power)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우리가 미국에 여행갈 때는 누구나 달러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것이며, 반대로 달러를 공급하는 곳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그 교환 비율이 정해지게 되고 이것이 곧 환율(exchange rate)이 됩니다.
 
2. 위험회피

수출업체나 수입업체와 같은 무역업체의 경우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기업의 손익에도 매우 민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외환상품에 대한 리스크이니 '외환위험'이라고 할 수 있겠으며 외환거래는 이 외환위험에 대비한 수단으로써 사용될 수 있습니다.
 
1) 위험이란?
 
그런데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 금융과 기업경영에 있어 '위험(리스크)'란 무엇인가에 대한 올바른 정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국내기업 A 업체에서 외국 바이어와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제품을 수출하고 대금 1백만 달러를 받기로 했는데 지급일자는 지금부터 3개월 뒤라고 하겠습니다. 3개월 뒤까지 두 업체가 망하지 않고 제품수출과 대금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남아있는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힌트는 이 기업의 경영자가 실적평가를 원화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업이 백만달러를 3개월 뒤에 수취할 때 원화로는 얼마일까요? 달러러는 정확히 '백만달러'라고 보고할 수 있지만 원화로는 '정확히는 모름'이 됩니다. 이 수출계약만으로는 아무도 정확히 말해줄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환율 대비 3개월 뒤의 환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원화금액은 현재환율로 계산한 원화금액보다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혹은 환율을 예상해서 수출대금을 조정할 수 있겠지만 그 예상의 맞고 틀림을 또한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됩니다. 

위의 예시에서 위험이란 무엇인지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금융 그리고 경영 관점에서 우리는 이렇게 '불확실한 것'을 '위험'이라고 부릅니다.  좀 더 유식하게 말하면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고 말하죠.

불확실성(Uncertainty) -> 위험(Risk)
 

 
​2) 외환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외환거래
이런 외화거래의 불확실성을 외환거래를 통해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맥락으로 기업경영이란 것도 달리 말하면 끊임없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경영자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적은 금액도 아니고 그렇다고 환율이 올라가기를 기대하기만 할까요? 이럴 때 우리는 '3개월 선물환(FX Forward)' 계약을 체결합니다. 3개월 뒤의 시점에 예상 환율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럼 이 때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손실을 볼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불확실성을 없애고 받을 원화금액을 확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 3개월 뒤에 백만달러를 받았을 때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1>
선물환 계약 환율 : 1,000원
3개월뒤 실제환율: 1,100원 (1,000원보다 오른 경우)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경우 원화 금액
       = 1,100,000,000 KRW (= 1,000,000 USD * 1,100)
선물환 계약을 체결한 경우 원화금액
       = 1,000,000,000 KRW (= 1,000,000 USD * 1,000)

*선물환 계약을 체결한 경우, 체결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할 때 손익: 100,000,000원 손실

<시나리오 2>
선물환 계약 환율 : 1,000원
3개월뒤 실제환율:    950원 (1,000원보다 떨어진 경우)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경우 원화 금액
       =   950,000,000 KRW (= 1,000,000 USD * 950)
선물환 계약을 체결한 경우 원화금액
       = 1,000,000,000 KRW (= 1,000,000 USD * 1,000)

*선물환 계약을 체결한 경우, 체결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할 때 손익: 50,000,000원 이익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놓고도 위와 같이 보면 아예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이익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있게 됩니다. 소위 환율의 시나리오에 따라 '본전 생각'이 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물환 계약을 맺음으로써 수출계약과 동시에 1,000,000,000원이라는 매출실적을 원화의 가치로 확정지었다는 점에서 위험을 없앤 것입니다. 이것을 위험회피라고 부르며 외환시장의 보험적 기능이라고도 합니다.
3. 투자

마지막으로 '투자'입니다. '투기(speculation)'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투기'하면 일반인에게 '도박'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어서 '투자'로 설명하겠습니다.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 외환거래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의 구매력을 상징하는 통화의 가치가 앞으로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의 예상에 따라 특정 통화를 매입하여 보유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매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로는 원화를 가지고 있는 내가 달러 가치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외환투자로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외환거래는 금융자산(financial asset)의 성격을 가지고 금융상품으로서 발전해 오늘날의 다양한 상품유형으로서 모습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일반인들의 가장 손쉬운 외환투자라면, 가까운 은행에 가서 외화통장을 만들고 외화를 사서 넣어두는 것입니다. 만일 그 외화가치가 상승할 거라고 예상한다면 말이죠^^ (참고로 저는 한번도 해 보지 못했습니다. 돈이 없어서요.)
 

금융시스템 구축시 고려사항
 
IT인에게 이 정도 상식을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지어 전산화 고려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구매력이라고 하는 것은 외환이라고 하는 특질을 설명 드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두번째와 세번째 설명한 '위험회피'와 '투자'는 대표적인 외환거래의 목적이라고 하겠습니다. 거래를 할 때는 이 목적을 구분하고 기록해야 하며 전산시스템에서도 이 거래목적을 구분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 구분은 거래회계처리와 다양한 보고서에서 사용됩니다. 
 
 
참고로 오늘 살펴본 '외환시장'은 '외화자금시장'과는 연관은 있으나 구분되는 것으로써 같은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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