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부터 좀 이상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런 단편 소설도 썼구나 싶어 집었는데 2014년 신간이다. 장편소설로 유명한 작가이어서 단편소설도 쓰는 줄은 몰랐다. 게다가 그림이 함께 있어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도서관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문학사상사 |
이 책은 한 소년이 시립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려 하다가 감옥에 갖히게 된다는 희한한 설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등장인물들. 꿈인것 같기도 하고 몽상인 듯 보이는 몽환적인 판타지 이야기이다. 너무 짧은 이야기라 서평을 쓰기도 좀 민망스럽다.
엉뚱해 보이는 이야기 전개. 좀 당혹스럽다. 작가는 독자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한 걸까?
한가지 내게 남는 점은, 소년이 이야기 전개 속에서 자신이 '길들여졌다'고 독백처럼 던지는 자신의 성격에 관한 대사 몇마디이다.
"나는 (...) 달아나고 싶어졌다. 하지만 달아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나는 뭔가를 딱 잘라 거절하는데 영 서툰 것이다."
"나는 원래부터 시키는 대로 얌전하게 해 버리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소년의 약하다 못해 의기소침한 성격이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그가 겪은 이상한 도서관에서의 이야기가 실제인지 꿈인지 알 수 없는 묘한 냄새를 풍긴다. 그런데 이상한 도서관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난 그에게 인지되는 것은 그의 가죽구두와 찌르레기가 이상한 도서관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그의 곁에 없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도 돌아가셨다는 것.
어쩌면 작가는 유약한 한 소년의 눈과 경험을 통해 '상실'이란 무엇인가, 왜 일어나는가를 말해 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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