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 보지 않은 사람은 한 번도 도전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도전(Challenge)이란 말은 사명감을 가진 이에게 어울리는 말일 것이다. 사명감을 갖고 불굴의 의지로 도전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사명감을 가진 이는 자신 앞에 놓인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뛰어든다. 그러나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에도 함께 노출되는 것이다. 

사명감을 가진 이들이 달리는 가운데 실패를 경험할 때 그들은 어떨까? 사명감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실패를 기억한다. 이를 잘 보여준 영화 '가디언'의 한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있다.

출처: 다음 영화


영화는 케빈 코스트너(벤 랜달)와 애쉬튼 커쳐(제이크 피셔)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해양구조대의 전설인 구조요원 랜달이 어느날 구조활동 중에 동료를 잃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사건으로 랜달은 현장에서 물러나게 되고 충격을 떨쳐내도록 한시적으로 해양구조요원들을 훈련시키는 교관을 맡기로 한다.

해양구조대에서 첫 훈련생들을 맞이하는 장면.
지금은 교관이지만 해양구조대의 전설이자 영웅이었던 '벤 랜달'에게 신참 훈련생 '제이크 피셔'가 의기양양한 태도로 집요하게 묻는다.

"지금까지 구조한 사람이 몇 명이죠?" (속마음 : 나는 당신보다 더 많은 사람을 구조할 작정이예요)

그러나 랜달은 대답하지 않는다. 

출처: 다음 영화

피셔는 랜달과 긴장관계로 시작하면서 호된 훈련을 받고, 결국에는 랜달로부터 인정을 받고 둘은 막역한 사이가 된다. 시간은 흐르고 최고의 성적으로 훈련을 통과한 피셔. 피셔는 드디어 현장으로 배치를 받게 되고, 이 때 현장으로 복귀하게 된 랜달과 한 팀이 된다. (실은 랜달이 피셔를 데리고 한 팀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드디어 해양구조 실전. 랜달과 함께 투입된 피셔는 신참이지만 실전에서 구조활동에 성공한다. 그러나 함께 구조에 나섰던 랜달은 구조 과정 중에 옛 구조 실패 장면에 대한 환각 탓에 실수를 범하고 만다. 오히려 신참인 피셔의 도움을 받기까지 한다. 급기야 랜달은 있을 수 없는 실수를 했다는 자책에 휩싸여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다.


랜달이 짐을 싸고 떠나는 장면. 피셔는 안타까움을 가지면서도 다시 묻는다.

"지금까지 구조한 사람이 몇 명이죠?"

잠시 주저하던 랜달은 이내 대답한다.

"22명"

이 대답을 들은 피셔, 의아해 한다.

"뭐,..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네요." (속마음 : 해양구조대의 전설이라더니 겨우? 너무 적잖아)

그 때 랜달이 나즈막히 덧붙여 말한다.

"구조하지 못한 사람들 숫자야. 내게는 그 숫자만 의미 있어."


영화는 마지막에 랜달이 다시 해양구조에 나서 피셔를 구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진정한 영웅인 것이다.


정말 열의와 사명감을 가진 이의 뜨거운 가슴을 잘 보여준 영화라고 기억하고 있다. 랜달은 수많은 이를 구해내는 성과를 올렸지만 그의 머리 속에는 되려 실패의 기억만이 또렷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 부단히 애쓴다.

자신의 실패를 기억하는 사람. 기업이든 국가든 이런 인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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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안되는 좋아하는 시 중에 한 편 소개합니다. 갑자기 생각나네요. 
추석을 맞으며 감성적이 되었는지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가 봅니다.



행복을 주는 사람 / 용혜원


잠깐 만나
커피 한잔을 마시고
헤어져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다.

생각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고
꿈과 비전이 통하는 사람.

같이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한 사람
눈빛만 보고 있어도
편안해지는 사람.

한잔의 커피를
마시고 일어나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면

그 약속이
곧 다가오기를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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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역사소설읽었다.

 

역사 속 한 여인이 있었다.

 

13세에 결혼을 하고, 16세에 첫 아들을 낳고, 17세에 첫 딸을 낳고, 18세에 둘째 아들을 낳아 슬하에 세 자녀를 두었다.

17세에 나라에 난이 일어나 시아버지가 왕이 되었고, 그녀는 그 때부터 대궐에 들어와 살게 되었다.

20세에 남편이 병으로 요절하고 이듬해에 대궐에서 사가로 돌아와 살게 되었다.

32세에 둘째 아들을 왕으로 만들고 다시 대궐로 들어왔다.

왕이 된 아들이 새로 맏이한 며느리(중전)는 폐서인이 되었고 이어 사약을 받고 죽었다.

손자에게서는 "왜 제 어머니를 죽이셨습니까?"라는 불손한 말까지 들었다.

그리고 이 여인은 이 일이 있은 1개월 남짓 후에 사망했다.

 

조선시대 세조(수양대군)의 맏며느리, 덕종(의경세자)의 아내, 성종의 어머니, 연산군의 할머니였던 소혜왕후 인수대비의 삶이다. 자신의 가족에서 네 명의 왕을 거쳤던 여인. 파란만장한 삶이라는 건 인수대비 같은 여정을 보낸 이에게 어울릴 것이다. 게다가 당시의 여인네 치고는 꽤 박식하고 총명했다고 한다. 그러니만큼 방송에서 사극 드라마로도 참 많이도 만들어졌다. 

 

1984년 MBC '조선왕조 500년 - 설중매'

1988년 KBS1 '왕과 비'

2007년 SBS '왕과 나'

2011년 JTBC '인수대비'

 

인수대비를 말하자면 피바람, 광풍을 겪은 비운의 여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할만큼 역사에 박식하지는 않으므로 이러쿵 저러쿵 자신있게 더 할 말은 없다.

 

'행복했을까?'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있었을까?'

 

행복에 관한 이런 생각만은 끊이지 않고 맴돌며 올라온다.

그녀 자신은 광풍이 훑고 지나간 듯한 삶을 살았건만, 부녀자들의 교육을 위해 내훈을 집필하기까지 했다. 후대에 반면교사로 삼고자 하는 바램이 담겨 있었을 터.

 

'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얼까?'

'행복에의 바램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예전보다 나은 삶을 누리는 것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불쑥 솓아오른다.

오늘날의 상류층 사회도 이와 비슷한 건 아닐까? 

평범하게 사는 행복이 더 소중한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읽었던 소설책 보기]

인수대비 - 10점
이수광 지음/미루북스

 * 이 책은 아쉽게도 교정작업이 깔끔하지 못했다. 오타가 많아 몰입하는데 옥에 티가 되었다.  

 

[다른 소설책 보기]

최근에 나온 신간 중에 인수대비에 관한 소설 한 권 (아래 클릭)

피바람 인수대비 - 상 - 10점
이은식 지음/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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