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금융 비전공자인 IT인들에게 복잡한 수식이나 전문적인 설명을 배제한 채, 자본시장과 금융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전문금융인 입장에서 일부 부정확한 설명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양해 바랍니다. )
금융기관에서 다루는 금융상품의 종류는 매우 많고 분류하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오늘 제가 설명하려고 하는 것은 <금융투자상품>인데요 법률로는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며 계속 연재하려는 글의 금융상품도 금융투자상품의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오늘은 금융투자상품의 정의, 그리고 이와 관련한 리스크 개념 몇가지를 더 짚어 보려 합니다.
O 원금 손실 가능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예금은 일반금융상품에 속하는데요, <일반금융상품>은 은행 예금이나 보험사의 보험 상품 등을 말합니다. 이와 대비하여 오늘 소개하는 <금융투자상품>이라 함은 일반금융상품에 비해 리스크가 좀 더 높은, 즉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모든 금융상품을 말합니다.
여기서 잠깐, 보험도 중도해지하면 원금손실가능성이 있지 않나요? 라고 질문하실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리스크'라는 관점을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릴 필요가 있겠습니다. 보험을 가입할 때 우리는 보험설계사로부터 일정기한 이내에 중도해지하면 원금의 OO%만 돌려받는다는 내용을 전해 듣습니다. 이것은 위험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상품 설계 내용상 당신의 의사결정에 따라서 중도해지하면 원금손실률이 어떻다라는 설명이고 공지니까요. 이런 경우 어떤 시점에 중도해지하면 얼만큼의 원금손실율이 있는지 이미 결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중도해지가 이뤄지는 것이므로 이것은 '리스크'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금융투자상품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하는 "원금손실 가능성"이란, 다시 말하면 불확실하지만미래에 원금이 손실될 수 있는가능성이 내포된상품을 말합니다. 만약 보험과 비슷한 형태를 띠지만, 중도해지시에 원금손실률이 보험가입 당시의 주가지수와 중도해지 시점의 주가지수와의 비교를 통한 어떤 계산식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 봅시다. 그렇다면 이것은 금융투자상품에 해당됩니다. 중도해지 시점의 주가지수가 어떻게 될지는 투자 시점에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O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금융투자상품은 리스크가 더 높고 원금손실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 반대 개념으로는 투자수익을 일반금융상품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가 높다는 말은 수익율이 높다는 말을 서로 다른 측면에서 설명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몇 가지 예로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다, 낮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 예 1. 같은 종류의 금융투자상품 A와 B
상품 A는 예상수익률이 10%이고 B 상품은 15%
이 두 상품 중 어느 상품이 원금손실가능성이 높을까요? (=리스크가 더 클까요?) 너무 쉽지만 당연히 B 상품입니다. 수익률이 크다고 기대되는 상품일수록 리스크(=불확실성)는 더 크게 됩니다.
여기서 예상수익률의 차이만큼인 5%(=15% - 10%)를 우리는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부릅니다. 리스크가 크니 그만큼의 수익률로 보전해 준다는 기대가 있어야 B안을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 예 2. 금융투자상품 '채권'
신용등급 AAA인 회사채(상품 A) 수익률이 3%일 때, 신용등급 BBB인 회사채(상품 B)의 수익률은 3% 보다 높을까요? 낮을까요? (AAA가 BBB보다는 우량회사임)
정답은 '높다'입니다. BBB 신용등급이 AAA 신용등급 회사보다는 리스크가 높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므로 AAA 회사채 수익률보다는 높은 수익률로 결정되는 게 당연합니다. 이 때에도 BBB 신용등급 회사채 수익률과 AAA 신용등급 회사채 수익률의 차이를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부르게 되며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프리미엄 = BBB 신용등급 회사채 수익률 - AAA 신용등급 회사채 수익률
또는
BBB 신용등급 회사채 수익률 = AAA 신용등급 회사채 수익률 + 리스크 프리미엄
*채권 투자와 리스크에 관해서는 이 외에도 알아야 할 내용이 많은데요 추후 별도로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할 생각입니다.
O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지금과 같은 설명의 맥락으로 이해해 보건대, 금융투자상품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금융투자의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은행/보험/증권업계에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트레이더들이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투자상품 관리 시스템은 이렇게 상품별 금융투자 리스크가 어떠한지를 관리해 주고, 그것을 위한 기초 데이터들을 관리하고, 여러 복잡 다양한 지표를 보고서로써 자유자재로 확인할 수 있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금융IT에 종사하는 분들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때문에 금융IT 인력이 전문트레이더나 현업종사자와 더불어 의사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이 되네요.
처음 쓰려고 한 것과는 달리 좀 두서없는 글이 된 것 같고 마무리도 좀 이상합니다만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비트코인을 처음 접할 때는 인터넷 상에서 현금 대신 통용되는 디지털 가상 코인 정도인 줄 알았다. 한 때 유행하다가 그칠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 정도. 그런데 어떤 곳의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되었다는 소식도 들리더니 비트코인에 관한 주제가 간헐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된다. 급기야 각 나라 정부로부터 비트코인에 관한 그들 나름의 시각에 대해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뭐지? 심상치 않은 것까지는 짐작하겠는데 뭐라고 딱 정의해서 얘기하기에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예사로운 녀석은 아닌 듯 하다. 유행하다 사그라들 수도 있었을 새로운 개념인데 고놈 참 끈질기다는 생각을 할 즈음, 도서관에서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비트코인은 강했다.』 요즘 드는 생각과 딱 맞닿은 어감의 책 제목.
책은 두 파트로 나뉘어진다. 비트코인은 무엇인가에 관한 고찰과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는 것이 첫번째 파트이고, 박쥐 이야기를 빗대어 화폐란 무엇인가와 화폐의 역사적인 발전을 살펴봄과 동시에 그 속에서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두번째 파트이다. 비트코인에 관한 기술서라기 보다는 화폐 경제에 관해 일반인의 이해를 도우면서 비트코인과 화폐에 대한 여러 각도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에 비트코인의 동작원리에 대한 호기심에서 읽은 책은 이내 화폐경제에 관한 대중서적으로 다가왔고, 첫 날 첫번째 파트를 읽고 다음날 두번째 파트를 모두 읽어 버렸다.
비트코인을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A 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도 비트코인이 무엇이라고 단정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그런 질문이 맞는 질문일까 생각하게 한다. 비트코인은 그만큼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까닭이다.
이 책을 통해 몇가지 인지하게 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화폐이며 '암호화된 화폐(암폐: crypto-currency)'라고 할 수 있는데 비트코인 자체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비트코인을 둘러싼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가 비트코인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트코인과 화폐라는 관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은 그 속성상 채굴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디플레이션 화폐'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화폐는 신용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이 발전하려면 신용 시스템과의 연계 시도가 어떻게든 이루어질 것인데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디플레이션 화폐라는 속성과 지위가 흔들리게 되는 모순적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 발전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국가'와 '정부'이다. 국가마다 현재의 입장은 다소의 온도차가 있기는 하지만 탈중심 P2P 시스템으로써 어떻게든 정부의 규제 대상으로 부각될 것이며, 또한 인플레이션 화폐를 필요로 하는 국가에게 있어 비트코인은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이 궁극적으로 화폐로써 자리매김한다는 시각에서 볼 때 비트코인은 아직은 '자기완결적 화폐'는 아니다. 비트코인으로 송금하고 비트코인으로 급여를 지불하고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고 비트코인으로 재화를 구매하는 등의 비트코인 '돈'만 있어도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는 자기완결성은 아직까지는 갖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제 3의 글로벌 화폐가 될 수 있는 도전과 비트코인 실험의 가능성은 계속 주목할 만하다고 보여진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비트코인의 미래는 향후 2~3년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축통화로써 달러 지위에 대한 의문, 그리고 중국 위안화의 도전, 반면 최근의 미국제 회복에 따른 슈퍼달러 기조. 각종 금융(간편)결제 시스템의 등장과 경쟁.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화폐이자 금융 시스템. 2010년대 중반의 시기는 무언가가 바뀌어도 크게 바뀔 그런 시대로 기록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견해 본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자본주의에 관해 방송된 내용이 유투브에 있어 한데 모았다. 자본주의에 관해 4부작을 편성한 것인데 여기에 1부에 대해서 요약/정리해 보려고 한다. 유투브 동영상으로는 1편부터 7편까지로 "자본주의 - 돈은 빚이다" 라는 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웬만한 거시경제 서적이나 금융 서적을 읽는 것보다도 아주 쉽게 설명을 해 준 핵심 요약판이라고나 할까? 어렵고 복잡한 것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한 것을 보게 되면 보물을 발견한 듯 싶다. 마치 '내가 이렇게 설명해 주고 싶었어' 라고 외치며 이거 한 번 봐봐 라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방송 내용을 직접 들으며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하였다.. (유투브 동영상은 포스팅 맨 아래 참조)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현대는 금융자본주의의 시대, 즉 돈이 지배하는 세상.
금융자본주의는 영국에서 시작해서 미국에서 발전한 시스템이다.
물가가 오르는 것은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서만은 아니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돈의 양(통화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에서 지급준비율 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대출해 줄 수 있다.
지급준비율은 16세기 금이 돈이었던 시절, 영국 사람들이 금 세공업자에게 금의 안전을 위해 맡겨두는 데에서 유래했다.
사람들은 한꺼번에 모든 금화를 찾으러 오지도 않고 동시에 몰려오지도 않는다는 데서 착안,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고 보관한 금의 10배에 달하는 액수만큼을 대출을 해 주었다. 이것이 오날날 은행의 지급준비율이 통상 10%로 정해진 유래이다. (참고: 우리나라 지급준비율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결정하며 평균 3.5% 내외)
모든 돈은 신용이다. 지불에 대한 약속이다.
은행은 통화시스템을 부풀린다. 그게 은행이 하는 일이다. 더 많은 대출을 해줘야 통화 시스템에 더 많은 돈이 생긴다. 이것이 우리 사회가 '빚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이다. 여기저기서 대출을 권하는 현상. 그러므로 시중의 통화량은 조폐공사에서 찍어낸 통화량보다 훨씬 많게 된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 돈이 점점 많아지니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며 이것을 인플레이션(통화팽창)이라 부른다.
중앙은행도 돈의 양을 늘린다.
현대경제에서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이를 위해 이자율 통제와 화폐 발행 두가지 수단을 사용한다.
빌린 돈을 갚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다행스럽고 좋은 일이겠지만) 그 돈을 갚기 위해 누군가의 돈을 가져온다는 의미이고 그렇게 될 때 누군가는 돈이 없어 돈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게 된다. 흡사 현대 금융시스템은 "빚 보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빚을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을 하게 된다. 모든 돈이 빚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이 필연적이다. 이자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다른 이의 돈을 갖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우리의 은행시스템은 아이들의 의자 앉기 놀이와 다를 바가 없다. 노래하고 춤추는 동안은 낙오자가 없다. 그러나 음악이 멈추면 탈락자가 생긴다. 의자는 언제나 사람 수보다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연속으로 벌어지면 시중에 돈의 양이 줄어들게 되고, 돈이 부족하니 돈을 못 갚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대량 부도사태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제 거꾸로 통화량이 줄기 시작하며 디플레이션이 생기게 된다.
디플레이션(deflation) - 통화량의 축소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돈이 없으니 기업이 위축되고 해고가 일어나고 여기저기서 돈이 없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디플레이션은 누구나 싫어한다.
인플레이션 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다. 왜냐하면 호황이 진정한 돈(일해서 번 돈)이 아닌 빌린 돈으로 쌓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에도 사계절이 있는 것이다.
그럼 금융위기가 언제 일어날지 알 수는 없는 것일까? 금융위기가 정확히 언제 일어날지 미리 아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러시아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는 자본주의 경제환경에서는 장기 순환 주기가 있으며 48년~60년 정도가 된다고 밝혀냈다. 이것을 코드라티예프 주기라 한다. 미국의 경우 하강기가 2000년대부터 이미 시작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금은 디플레이션 시대.
은행은 당신을 각박한 세상으로 내보내 다른 모든 사람과 싸우라고 한다. - 베르나르 리에테르 「돈의 비밀」중
달러는 어떻게 세계의 기축통화가 되었을까?
기축통화 - 국제거래에 통용되는 결제수단
1944년 7월 브레튼우즈 협정에서 미화 35달러를 금 1온스에 고정하여 금태환제를 시작하며 각국의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킴으로써 탄생되었다.
브레튼우즈 협정 - 종전 직전 미국을 포함한 44개국의 대표들이 참가한 연합국 통화 금융 회의에서 탄생한 협정
그런데 베트남 전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이런 상황이 되자 금 교환요구가 급증하게 되었으며, 금 보유고가 떨어져 더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결국 1971년 미국 닉슨 태통령은 금태환제를 일방적으로 철폐하였다. 이럼으로써 미국 달러는 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이제 미국은 금과 무관하게 화폐 발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에서 발행한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FRB는 중앙은행이지만 정부기관이 아니며 민간기관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전세계는 미국 경제, 미국 달러에 묶여 있다.
돈이 돌아가는 원리를 모르면 희생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금융자본주의 세상에서 빚은 돈이다. 돈은 빚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빚의 노예이다.
한 나라를 정복해 예속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하는 것이다 - 존 애덤스, 미국 대통령